지표 읽기

같은 3년 만기인데 왜 이자가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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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앱에서 채권을 고르다 보면 이상한 장면을 만납니다. 만기가 똑같이 3년인데 어떤 건 연 4%대, 어떤 건 연 8%대입니다. 같은 기간 돈을 빌려주는데 값이 두 배 차이입니다.

기간이 같으니 남는 변수는 하나입니다.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입니다.

금리는 두 덩어리로 되어 있습니다

채권 금리를 쪼개면 이렇게 나뉩니다.

채권 금리 = 국채 금리 + 신용스프레드

앞쪽은 「지금 이 나라에서 돈을 빌리는 기본값」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026년 9월 25일(현지) 5.184%였습니다(야후 파이낸스 ^TNX 일봉 종가). 뒤쪽이 신용스프레드로, 「이 회사한테 빌려주니까 더 받아야겠다」는 웃돈입니다.

국채는 국채금리만, 우량 회사채는 작은 스프레드가,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는 큰 스프레드가 국채금리 위에 얹히는 것을 비교한 막대 그래프 그림 1. 같은 만기 채권의 금리 구성 · 막대 길이는 관계를 보여주는 예시이며 실제 값이 아님 · 출처: 옳은경제 작성

그래서 회사채 금리가 높다는 건 좋은 조건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만큼 위험이 얹혀 있다는 가격표입니다. 채권의 기본 구조는 채권이 무엇인가에 있습니다.

스프레드는 「떼일 확률」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웃돈의 크기는 두 가지가 곱해져 정해집니다.

묻는 것예
부도 확률못 갚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나빚이 많은 회사일수록 높다
손실률못 갚으면 얼마나 날리나담보가 있으면 일부는 건진다

기준: 신용스프레드의 일반적인 구성 요소 · 출처: 옳은경제 작성

담보가 튼튼하면 부도 확률이 같아도 스프레드는 낮아집니다. 반대로 담보가 없는 후순위 채권은 같은 회사가 발행해도 웃돈이 더 붙습니다. 회사 이름이 같다고 금리가 같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얹힙니다. 급하게 팔고 싶을 때 사줄 사람이 있는지입니다. 거래가 드문 채권은 그 불편함만큼 금리를 더 줘야 팔립니다.

스프레드가 벌어지면 시장이 겁을 먹기 시작한 것입니다

신용스프레드를 굳이 따로 보는 이유는 이게 지표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나빠질 때 국채금리는 내려가고 회사채 금리는 올라가 두 선 사이 간격이 벌어지는 모습을 나타낸 개념 도식 그림 2.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국면 · 값이 아니라 방향을 보는 개념 도식 · 출처: 옳은경제 작성

경기가 나빠질 것 같으면 돈은 안전한 쪽으로 움직입니다. 국채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 국채 금리는 내려가고, 동시에 기업이 못 갚을 걱정이 커져 회사채 금리는 올라갑니다. 두 선이 반대로 움직이니 간격이 빠르게 벌어집니다.

그래서 주가가 아직 버티고 있어도 스프레드가 먼저 벌어지면 눈여겨볼 만합니다. 채권시장은 「얼마나 오를까」가 아니라 「떼일까」를 보는 시장이라, 나쁜 소식에 더 예민한 편입니다.

⚠️ 다만 벌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침체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특정 업종의 사고 하나로 전체 지수가 흔들리기도 합니다. 얼마나 벌어졌나와 함께 어디가 벌어졌나를 같이 봐야 합니다.

신용등급은 요약이지 전부가 아닙니다

신용평가사는 회사의 갚을 능력을 등급으로 매깁니다. 표기는 회사마다 다릅니다.

S&P·피치무디스
투자등급AAA ~ BBB−Aaa ~ Baa3
투기등급BB+ 이하Ba1 이하

기준: 각 신용평가사의 장기 신용등급 표기 체계 · 출처: 옳은경제 작성

여기서 BBB−와 BB+ 사이의 한 칸이 유난히 중요합니다. 연기금이나 일부 펀드는 규정상 투자등급만 담을 수 있어서, 한 칸 내려가면 사줄 수 있는 기관 자체가 줄어듭니다. 등급이 한 단계 바뀌었을 뿐인데 금리가 크게 움직이는 구간이 생기는 게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등급은 한발 늦게 바뀝니다. 시장 가격은 매일 움직이는데 등급 조정은 가끔 일어납니다. 스프레드가 먼저 벌어지고 등급 강등이 나중에 따라오는 순서가 흔합니다. 등급만 보면 이미 지나간 정보를 보는 셈입니다.

나라 단위로 매기는 등급은 성격이 또 다릅니다. 국가신용등급에 정리해뒀습니다.

짧게 줄이면

금리가 오르내릴 때 채권값이 얼마나 움직이는지는 듀레이션에서 다뤘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회사가 돈을 빌리는 또 다른 창구인 기업어음(CP)을 봅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상품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인용한 금리는 표기된 시점 기준이며 이후 변동됩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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