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경제

대출 다 갚았는데 근저당권은 왜 안 지워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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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마지막 회차를 갚으면 은행에서 완납 안내가 옵니다. 그런데 등기부등본을 떼어 보면 근저당권이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빚은 0원인데 담보는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등기부에 적힌 금액은 내가 빌린 돈이 아닙니다

근저당권을 설정할 때 등기부에 올라가는 숫자는 채권최고액입니다. 실제 대출금보다 크게 적습니다. 1억을 빌렸다면 1억 1천만 원에서 1억 2천만 원 사이로 적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채권최고액 = 은행이 이 집에서 최대로 받아갈 수 있는 한도

왜 더 크게 적을까요. 돈을 못 갚으면 원금 말고도 그동안 못 받은 이자와 경매에 드는 비용이 생깁니다. 그걸 미리 한도에 얹어 두는 겁니다. 이 비율은 법으로 정해진 값이 아니라 은행이 상품별로 정합니다.

중요한 건 다 갚아도 이 숫자가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대출 계약이 끝난 것과 등기가 정리되는 것은 별개의 절차입니다.

설정할 때는 은행이, 지울 때는 내가 냅니다

근저당권 설정 비용은 은행이 부담하고 말소 비용은 고객이 부담하는 구조를 왼쪽과 오른쪽 두 칸으로 비교한 도식

위 도식의 왼쪽은 대출받을 때입니다. 2008년 3월 은행 여신거래 표준약관이 바뀌면서 설정 비용은 은행이 부담하게 됐습니다. 등록면허세와 지방교육세, 등기신청수수료, 법무사 보수가 모두 은행 몫입니다. 인지세만 은행과 고객이 반씩 나눕니다.

오른쪽은 다 갚았을 때입니다. 말소 비용은 고객이 부담합니다. 금액 자체는 작은데, 신청을 해야 시작된다는 점에서 설정과 다릅니다. 설정은 대출 절차에 묶여 은행이 알아서 처리해 주지만 말소는 아무도 대신 눌러주지 않습니다.

지우는 데 드는 돈은 1만 원 안쪽입니다

말소 등기 비용이 전자신청 8,200원, 전자표준양식 10,200원, 서면방문 11,200원으로 신청 방식에 따라 갈리는 것을 막대로 비교한 도식

말소 등기의 등록면허세는 건당 6,000원입니다(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마목). 여기에 지방교육세가 등록면허세의 20%, 즉 1,200원 붙습니다(같은 법 제151조 제1항 제2호).

신청 방식등기신청수수료세금 포함 합계
전자신청1,000원8,200원
전자표준양식3,000원10,200원
서면방문4,000원11,200원

기준: 지방세법 제28조·제151조, 등기신청수수료 징수에 관한 예규 제2·제4의2 · 2026년 10월 3일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에서 확인

설정할 때와 달리 금액이 채권최고액에 비례하지 않습니다. 1억을 빌렸든 5억을 빌렸든 말소는 건당 6,000원입니다. 담보로 잡힌 부동산이 여러 건이면 건수만큼 늘어납니다.

법무사에게 맡기면 보수가 따로 붙습니다. 은행이 안내해 주는 제휴 법무사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직접 신청하면 이 보수가 빠집니다.

안 지우고 두면 어디서 걸리나

등기부에 근저당권이 남아 있으면 그 집은 담보가 잡힌 집으로 읽힙니다. 빚이 0원이라는 사실은 등기부에 안 적혀 있습니다.

한도만 열어둔 마이너스통장이 다른 대출 심사에서 빚으로 잡히는 것과 비슷한 자리입니다. 그쪽은 마이너스통장 글에 적어뒀어요.

숫자만 다시 보면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따져 미리 갚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대출 미리 갚을 때 내는 수수료 쪽을 먼저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집을 살 때 내는 취득세가 가격대와 주택 수에 따라 어떻게 갈리는지 정리하겠습니다.

이 글은 특정 금융상품의 가입·해지나 등기 대행 서비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세율과 수수료는 법령 개정에 따라 바뀔 수 있고 상품별 채권최고액 비율은 금융회사가 정하므로, 실제 비용은 관할 등기소와 거래 은행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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