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수가 늘어났는데 왜 한쪽만 주가가 빠질까요
“증자 결정” 공시가 뜨면 주가가 내려앉는 날이 있고, 똑같이 증자인데 주가가 오르는 날이 있습니다. 둘 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일인데 반응이 갈려요. 📉📈
돈이 들어오는 쪽과 안 들어오는 쪽
증자는 자본금을 늘리는 일입니다. 늘리는 방법이 두 가지예요.
유상증자는 새 주식을 찍어 돈을 받고 팝니다. 회사 통장에 현금이 들어오고, 그 돈으로 공장을 짓거나 빚을 갚습니다.
무상증자는 새 주식을 찍어 기존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줍니다. 회사로 들어오는 현금은 0원이에요. 이미 회사 안에 쌓여 있던 잉여금을 자본금 칸으로 옮기고, 그만큼 주식을 더 발행하는 회계 처리입니다.
그림 1. 두 증자의 돈 흐름 · 금액 없는 개념 도식 · 출처: 옳은경제 정리
그래서 무상증자를 하면 자기자본 총액은 한 푼도 안 변합니다. 회사가 쓸 수 있는 돈이 늘어나는 쪽은 유상증자뿐이에요.
무상증자 다음 날 주가는 조정됩니다
1주당 1주를 주는 무상증자(1대1)를 하면 주식 수가 두 배가 됩니다. 회사 값어치는 그대로인데 주식 수만 두 배가 됐으니, 한 주의 몫은 절반이 되죠. 거래소는 신주를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날에 기준가격을 그만큼 내려서 시작합니다. 이걸 권리락이라고 해요.
2만 원이던 주식이 1만 원으로 시작하지만, 1주 갖고 있던 사람은 2주가 되므로 평가액은 같습니다. 주가 화면만 보면 반 토막이 난 것처럼 보이는 자리입니다. 시가총액이 주가와 따로 움직이는 이유와 같은 구조예요.
유상증자는 누가 사느냐에서 갈립니다
유상증자에서 기존 주주가 손해를 보느냐는 누구에게 새 주식을 파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배정 방식 | 새 주식을 사는 사람 | 할인율 상한 | 기존 주주 지분 |
|---|---|---|---|
| 주주배정 | 기존 주주 | 규정상 제한 없음 | 청약하면 유지 |
| 제3자배정 | 회사가 정한 특정인 | 10% 이내 | 묽어짐 |
| 일반공모 | 불특정 다수 | 30% 이내 | 묽어짐 |
표 1. 유상증자 배정 방식 비교 · 기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8조 · 출처: 금융감독원
주주배정은 기존 주주에게 먼저 살 기회를 줍니다. 청약하면 지분율이 유지되고, 돈을 더 넣기 싫으면 신주인수권증서를 팔 수도 있어요. 받을 권리를 그냥 버리면 그만큼 지분이 줄어듭니다.
제3자배정은 기존 주주에게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주식 수는 늘었는데 내 주식은 그대로라 지분율이 깎입니다. 다만 그 특정인이 누구인지에 따라 시장이 반대로 읽기도 해요. 돈이 급해서 아무에게나 넘긴 것으로 보이면 주가가 빠지고, 사업을 같이 할 상대가 들어온 것으로 보이면 오르는 쪽입니다.
발행가격도 공시 당일 주가로 정하지 않습니다.
그림 2. 발행가액이 정해지는 순서 · 기준: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제5-18조 · 출처: 금융감독원
청약일 직전 사흘(제3~제5거래일)의 가중산술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잡고 할인율을 적용합니다. 하루치 급등락이 발행가를 혼자 정하지 못하게 만든 장치예요.
세금은 재원에서 갈립니다
무상증자로 받은 주식은 공짜로 보이지만 세금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갈림길은 회사가 어떤 돈을 자본금으로 옮겼는지입니다.
| 자본금으로 옮긴 재원 | 세금 |
|---|---|
| 주식발행초과금 같은 자본준비금 | 배당으로 보지 않음 |
| 이익준비금 등 이익잉여금 | 받은 주식 액면가를 배당으로 간주 |
표 2. 무상증자 재원별 의제배당 여부 · 기준: 소득세법 제17조 제2항 ·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주식발행초과금은 주주가 넣은 돈이 자본금을 넘은 부분이라, 자본금으로 옮겨도 주주에게 새로 생긴 이익이 없다고 봅니다. 반대로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벌어 쌓아둔 돈이에요. 그걸 주식으로 나눠주는 건 현금배당 대신 주식으로 배당한 것과 같아서, 받은 주식의 액면가에 배당소득세 15.4%(지방소득세 포함)가 매겨집니다.
공시에는 재원이 적혀 있습니다. “무상증자 결정” 공시의 신주 재원 항목을 보면 어느 쪽인지 확인할 수 있어요.
헷갈리는 자리만 다시
- 유상증자는 회사에 현금이 들어오고, 무상증자는 안 들어옵니다. 자기자본 총액이 변하는 쪽은 유상증자뿐이에요.
- 무상증자 권리락으로 주가가 내려가는 건 손해가 아닙니다. 주식 수가 그만큼 늘어나 평가액이 같습니다.
- 유상증자에서 지분이 묽어지는지는 배정 방식이 정합니다. 주주배정은 청약하면 유지되고, 제3자배정과 일반공모는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 무상증자 세금은 재원이 가릅니다. 이익잉여금을 쓰면 받은 주식 액면가가 배당으로 잡힙니다.
다음 편에서는 증자의 반대편, 자본금을 줄이는 감자(減資)가 주주에게 어떻게 돌아오는지 정리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