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4% 적금 넣었는데 이자가 왜 6만 원일까? — 적금 금리의 착시
“연 4% 적금” 현수막을 보고 가입했다고 해봅시다. 매달 30만 원씩 1년. 총 360만 원을 넣었으니 4%면 14만 4천 원쯤 붙겠거니 생각하기 쉽습니다.
만기에 실제로 찍히는 금액은 65,988원입니다. 예상의 절반도 안 됩니다.
은행이 속인 게 아닙니다. 연 4%는 정확히 지켜졌습니다. 다만 적금이라는 상품의 구조가 그렇게 생겼습니다.
첫 번째 이유: 360만 원이 1년 내내 들어 있던 게 아닙니다
이게 핵심입니다. 우리는 “360만 원에 4%“로 계산하지만, 그 360만 원이 처음부터 통장에 있었던 게 아닙니다.
1회차에 넣은 30만 원은 만기까지 12개월을 머뭅니다. 하지만 마지막 12회차에 넣은 30만 원은 딱 1개월 머물고 만기를 맞습니다. 이자는 돈이 머문 기간만큼만 붙습니다.
그림 1. 1년 만기 정액적립식 적금의 회차별 예치기간 · 기준: 12개월 만기 · 단위: 개월 · 출처: 옳은경제 자체 계산
12개월치를 다 더하면 12+11+10+…+1 = 78개월이고, 12로 나누면 평균 6.5개월입니다. 1년의 약 54%죠.
그래서 세전 이자는 이렇게 나옵니다.
30만 원 × 4% × 6.5개월/12개월 × 12회 = 78,000원
360만 원에 4%를 곱한 144,000원의 딱 절반 수준입니다. 적금 금리는 「끝까지 넣었을 때의 연 환산 이율」이지, 「총 납입액에 붙는 수익률」이 아닙니다.
두 번째 이유: 이자에도 세금이 붙습니다
여기서 한 번 더 줄어듭니다. 이자소득에는 15.4%(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가 원천징수됩니다.
78,000원 − 12,012원(세금) = 65,988원
총 납입액 360만 원 대비로 따지면 1.83%. 광고에 적힌 4%의 절반도 안 되는 숫자가 됩니다.
그림 2. 표면금리에서 실수령액까지의 3단계 · 기준: 월 30만 원 × 12개월, 단리, 이자소득세 15.4% · 단위: 원, % · 출처: 옳은경제 자체 계산
예금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해집니다
같은 360만 원, 같은 연 4%인데 넣는 방식만 다르게 해보겠습니다.
| 적금 (월 30만 원 × 12) | 예금 (360만 원 1년 예치) | |
|---|---|---|
| 총 원금 | 360만 원 | 360만 원 |
| 평균 예치기간 | 6.5개월 | 12개월 |
| 세전 이자 | 78,000원 | 144,000원 |
| 이자소득세(15.4%) | 12,012원 | 22,176원 |
| 세후 이자 | 65,988원 | 121,824원 |
| 납입액 대비 | 1.83% | 3.38% |
표 1. 동일 금액·동일 금리에서 적금과 예금의 이자 비교 · 기준: 2026.09.01, 단리·이자소득세 15.4% 가정 · 출처: 옳은경제 자체 계산
숫자만 보면 예금이 압도적입니다. 그런데 이건 예금이 더 좋은 상품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예금은 첫날 360만 원이 통째로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 돈이 없으니까 매달 모아가는 게 적금이죠.
두 상품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순서입니다. 적금으로 목돈을 만들고, 그 목돈을 예금으로 굴리는 흐름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봐야 할까요
1. 적금 금리는 대략 절반으로 환산해서 보세요.
1년 만기 적금이라면 표면금리의 약 54%가 납입액 대비 세전 수익률입니다. 세금까지 빼면 대략 표면금리의 45% 안팎이 손에 남습니다.
| 표면금리 | 세후 이자(월 30만·12개월) | 납입액 대비 |
|---|---|---|
| 연 2% | 32,994원 | 0.92% |
| 연 3% | 49,491원 | 1.37% |
| 연 4% | 65,988원 | 1.83% |
| 연 5% | 82,485원 | 2.29% |
표 2. 표면금리별 1년 만기 적금의 세후 이자 · 기준: 월 30만 원 정액적립, 단리, 이자소득세 15.4% · 출처: 옳은경제 자체 계산
2. “연 7% 특판”의 조건을 먼저 읽으세요.
고금리 특판 적금은 대개 월 납입 한도가 작습니다. 월 20만 원 한도에 연 7%라면, 1년에 손에 쥐는 이자는 몇만 원 수준입니다. 금리 숫자보다 한도 × 기간이 실제 이자를 정합니다.
3. 우대금리 조건이 실현 가능한지 따져보세요.
기본금리 2%에 우대 2%를 더해 4%라고 광고하는 상품이 많습니다. 급여이체·카드 실적·마케팅 동의 같은 조건을 다 채워야 붙는 금리인데, 하나라도 놓치면 기본금리만 적용됩니다.
4. 만기 후에는 금리가 확 떨어집니다.
만기가 지난 적금·예금은 대개 만기후이율이라는 훨씬 낮은 금리로 넘어갑니다. 만기 알림을 꺼두면 여기서 조용히 손해가 납니다.
핵심 정리
- 적금 이자는 총 납입액 × 금리가 아닙니다. 회차마다 예치기간이 달라서, 1년 만기 기준 평균 6.5개월분만 붙습니다.
- 여기에 이자소득세 15.4%가 한 번 더 빠집니다.
- 월 30만 원 × 12개월, 연 4% 적금의 세후 이자는 65,988원 — 납입액 대비 1.83%입니다.
- 같은 조건의 예금은 121,824원(3.38%). 다만 예금은 목돈이 먼저 있어야 하므로, 적금 → 예금 순서로 보는 게 맞습니다.
- 적금을 고를 땐 금리 숫자보다 월 납입 한도 · 우대금리 조건 · 만기후이율을 먼저 확인하세요.
다음 편에서는 “세전 수익률과 세후 수익률” — 예금·펀드·ETF의 수익률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는 법을 정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