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가 적으면 전셋값 오른다'가 사실일까? — 서울 18개월치로 검증해봤어요
어제 이 자리에서 9월 입주 물량이 5년 5개월 만에 가장 적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면서 “입주가 적으면 전세 시장에 압력이 된다”는 통념을 소개했고요.
그런데 쓰고 나니 찜찜했어요. 그 통념, 정말 맞나요? 그래서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 조건을 데이터 뽑기 전에 정했어요
검증 글에서 제일 위험한 건 결과를 보고 나서 기준을 정하는 것이에요. 돌려보고 “이 기간이 더 적절해 보이네” 하는 순간, 그건 검증이 아니라 원하는 답 찾기가 되거든요.
그래서 숫자를 한 건도 뽑기 전에 아래를 정해놓고 시작했어요.
| 항목 | 정한 내용 |
|---|---|
| 지역 | 서울 25개 자치구 |
| 기간 | 2025.01 ~ 2026.07 (19개월) |
| 자료 | 국토교통부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 |
| 전세 정의 | 월세 0원인 계약만 |
| 전셋값 지표 | ㎡당 보증금 중앙값 |
| 판정 | 입주 적은 달 하위 ⅓ vs 많은 달 상위 ⅓ → 다음 달 변화율 비교 |
표 1. 분석 전 고정한 조건 ·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표본이 19개월인데 아래에서는 18개월로 나와요. ‘다음 달’ 변화를 보는 분석이라 마지막 달(2026년 7월)은 짝이 될 다음 달이 없어 빠지거든요. 자료는 19개월치를 모았고, 비교에 쓴 건 18개월이에요.
위 조건을 적어둔 원본은 여기서 그대로 보실 수 있어요. 나중에 고친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시라고 같이 올려둡니다.
이 조건은 데이터를 뽑기 전에 정했어요. 그리고 결과가 어제 글과 반대로 나와도 그대로 쓰기로 했고요.
⚠️ 한 가지 한계를 미리 밝힐게요. 월별 공식 입주 물량은 실거래 자료로 얻을 수 없어요. 그래서 ‘그 달 전세 계약 중 준공연도가 계약연도와 같은 건수’를 입주장 크기의 대용치로 썼어요. 새 아파트에 입주하며 전세를 놓는 물량이라 입주장이 클수록 많아지거든요. 공식 통계가 아니라 대신 쓰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해주세요.
결과 — 관계가 안 보였어요
그림 1. 신축 입주 전세 비중과 다음 달 ㎡당 보증금 변화율 · 표본 18개월 · 가로축 0에서 시작, 세로축은 증감률이라 0이 실제 0 ·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점들이 그냥 흩어져 있어요. 상관계수는 +0.008이었어요. 0에 가까울수록 관계가 없다는 뜻이니, 사실상 아무 관계도 안 나온 셈이에요.
처음 나눠 봤을 땐 이렇게 나왔어요.
| 그룹 | 다음 달 ㎡당 변화(중앙값) | 오른 달 |
|---|---|---|
| 입주 적은 달 (하위 ⅓, 6개월) | +0.85% | 4/6 |
| 입주 많은 달 (상위 ⅓, 6개월) | +0.06% | 3/6 |
표 2. 첫 집계 결과 · 표본 18개월 ·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그래도 적은 쪽이 더 올랐네?” 싶죠.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그룹을 열어보니 이랬어요.
- 입주 적은 달 6개 = 전부 2026년
- 입주 많은 달 6개 = 전부 2025년
입주량으로 갈린 게 아니라 그냥 ‘연도’로 갈린 거예요. 2026년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시기였으니, 저 차이는 입주 때문인지 시기 때문인지 구분이 안 돼요.
그래서 2025년 12개월 안에서만 다시 나눠봤어요. 같은 해 안이면 연도 효과가 빠지니까요.
| 그룹 (2025년 안에서) | 다음 달 ㎡당 변화(중앙값) | 오른 달 |
|---|---|---|
| 입주 적은 달 (4개월) | -0.32% | 2/4 |
| 입주 많은 달 (4개월) | -0.51% | 1/4 |
표 3. 연도 효과를 뺀 재집계 ·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차이가 거의 사라졌어요. 게다가 둘 다 마이너스예요. 표본도 4개월씩뿐이라 여기서 뭔가를 단정하긴 어렵고요.
정리하면 — 이 데이터로는 “입주가 적으면 전셋값이 오른다”가 확인되지 않았어요.
그럼 뭐가 같이 움직였나
관계가 없다는 걸로 끝내면 재미가 없죠. 다른 걸 넣어봤어요.
| 비교한 것 | 상관계수 |
|---|---|
| 신축 입주 비중 ↔ 다음 달 전셋값 변화 | +0.008 |
| 전세 계약 건수 ↔ 다음 달 전셋값 변화 | -0.088 |
| 전세 계약 건수 ↔ ㎡당 보증금 수준 | -0.696 |
표 4. 18개월 상관계수 ·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마지막 줄이 눈에 띄어요. 전세 계약이 적은 시기일수록 ㎡당 보증금이 높았어요.
그림 2. 분기별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월평균 건수와 ㎡당 보증금 중앙값 · 막대는 그 분기의 월평균이라 아래 본문의 단월 수치(2025년 1월 11,718건)와 다릅니다 · 2026년 3분기는 7월만 반영 · 세로축 0에서 시작 · 출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숫자로 보면 이래요.
- 전세 계약: 2025년 1월 11,718건 → 2026년 7월 8,598건 (-26.6%)
- ㎡당 보증금: 721.0만원 → 789.8만원 (+9.5%)
거래는 4분의 1 넘게 줄었는데 값은 올랐어요. 살 사람이 줄어서 거래가 준 게 아니라, 내놓는 전세 자체가 줄어든 모습에 가까워요.
⚠️ 다만 상관관계는 인과가 아니에요. “거래가 줄어서 값이 올랐다”고 단정할 수 없어요. 값이 올라서 계약이 어려워졌을 수도 있고, 둘 다 제3의 이유(월세 전환, 금리, 매매 시장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어제 글은 틀렸나요
반쯤은요. 정확히 말하면 제가 통념을 검증 없이 옮겼어요.
어제 저는 “입주는 전세 매물을 한 번에 푸는 밸브”라고 썼는데, 그 원리 자체는 개별 단지 수준에서 실제로 관찰돼요. 대단지 입주장이 열리면 그 동네 전셋값이 눌리는 건 흔한 일이에요.
다만 그게 서울 전체 월간 지표에서도 보이느냐는 다른 문제였어요. 이번 결과로는 안 보였어요. 서울처럼 큰 시장에서는 한 달 입주 몇천 가구가 전체 8천~1만 건 계약 속에 묻히는 것으로 보여요.
- 어제 글의 사실(9월 입주 14,174가구, 5년 5개월 만에 최저)은 그대로예요
- 다만 “그래서 전셋값이 오른다”는 연결은 이 데이터로 뒷받침되지 않아요
핵심 정리 📌
- 조건을 데이터 뽑기 전에 고정하고 서울 18개월치를 확인했어요
- “입주 적으면 전셋값 오른다”는 안 보였어요 (상관계수 +0.008)
- 처음엔 차이가 있어 보였지만 그룹이 연도와 겹쳐서 생긴 착시였어요
- 대신 전세 계약 건수와 보증금 수준이 뚜렷한 역관계였어요 (-0.696)
- 서울 전세 계약은 18개월간 -26.6%, ㎡당 보증금은 +9.5%
입주 물량 뉴스는 동네 단위로 볼 때 의미가 있고, 서울 전체 전셋값을 예측하는 지표로 쓰기엔 약해 보여요. 내가 보는 동네에 큰 입주장이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 정보예요.
다음 편에서는 대단지 입주장이 실제로 그 동네 전셋값을 얼마나 눌렀는지를 단지 단위로 따라가 볼게요.
이 글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자료를 직접 집계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지역·단지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신축 입주 물량은 공식 통계가 아닌 실거래 기반 대용치이며, 실거래 데이터는 신고 시점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