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어음(CP)은 왜 사고가 날 때마다 뉴스에 나올까요?
자금 시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뉴스에는 거의 매번 기업어음이 나옵니다. 이름은 어려운데 정체는 단순합니다. 회사가 담보 없이 몇 달만 빌리겠다고 써주는 차용증입니다.
영어로 Commercial Paper라 줄여서 CP라고 부릅니다.
회사채와는 빌리는 기간이 다릅니다
| 회사채 | 기업어음(CP) | |
|---|---|---|
| 갚는 기간 | 보통 몇 년 | 보통 1년 이내, 실무에선 몇 달 |
| 담보 | 있는 경우도 있음 | 대체로 없음 |
| 쓰는 곳 | 공장·설비 같은 큰 지출 | 월급·원자재값 같은 당장 나갈 돈 |
| 발행 절차 | 상대적으로 무거움 | 가벼워서 빨리 찍을 수 있음 |
기준: 국내 시장의 일반적인 구분 · 출처: 옳은경제 작성
그림 1. 같은 「빌린 돈」의 만기 비교 · 단위: 기간 · 막대 길이는 기간에 비례(10년=500px) · 출처: 옳은경제 작성
절차가 가볍다는 건 회사 입장에서 편하다는 뜻이지만, 사는 쪽에서 보면 검증 절차도 그만큼 가볍다는 뜻입니다. 빌려주는 판단을 회사의 신용 하나에 기대게 됩니다. 신용이 금리에 어떻게 얹히는지는 같은 3년 만기인데 왜 이자가 다를까요에 정리해뒀습니다.
짧은 게 왜 위험한가
만기가 3개월이면 3개월 뒤에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회사가 그 돈을 마련하는 방법이 대개 새로 발행해서 앞의 것을 갚는 것입니다. 이걸 계속 굴립니다.
그림 2. 갈아타기 구조와 막히는 자리 · 단위: 없음(개념 도식) · 출처: 옳은경제 작성
평소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사겠다는 사람이 늘 있으니까요. 문제는 시장이 겁을 먹은 날입니다. 사려는 사람이 사라지면 새 발행이 안 되고, 그 순간 갚을 돈이 없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회사가 돈을 못 벌어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실적이 멀쩡해도 빌리는 길이 막히면 같은 자리에 섭니다. 자금 시장 사고가 한 회사에서 끝나지 않고 옆으로 번지는 이유도 이겁니다. 한 곳이 못 갚으면 사려는 사람이 더 줄고, 그러면 다른 회사의 갈아타기도 막힙니다.
개인은 CMA·MMF로 이미 닿아 있습니다
기업어음은 기관만 사는 물건처럼 보이지만, 개인도 간접적으로 들고 있습니다.
- CMA(종합자산관리계좌) 가운데 일부는 이 단기 채권들에 굴립니다
- MMF(머니마켓펀드)도 만기가 짧은 채권을 담습니다
- 단기 채권형 펀드에도 들어갑니다
그래서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통장」의 이자가 어디서 나오냐면, 상당 부분이 이런 단기 차용증에서 나옵니다.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상품마다 담는 자산이 달라서 내 CMA가 무엇을 담고 있는지는 그 상품 설명서를 봐야 합니다. 이름이 같아도 안이 다릅니다.
뉴스에서 이 말이 나오면
자금 시장 기사에서 자주 보이는 표현이 두 개 있습니다.
「CP 금리가 올랐다」. 회사가 짧은 돈을 빌리는 값이 비싸졌다는 뜻입니다. 같은 회사인데 어제보다 더 주고 빌린다면 시장이 그 회사를, 또는 시장 전체를 더 불안하게 보기 시작한 것입니다.
「차환에 실패했다」. 위 그림에서 새 발행이 안 된 자리입니다. 갚을 돈을 새로 못 빌렸다는 말이라 가장 무거운 표현입니다.
담보를 걸고 짧게 빌리는 쪽은 성격이 또 다릅니다. 환매조건부채권(RP)에 따로 정리해뒀어요.
짧게 줄이면
- 기업어음은 회사가 담보 없이 몇 달만 빌리는 차용증입니다. 절차가 가벼운 만큼 검증도 가볍습니다
- 갚는 돈을 새로 발행해서 만드는 구조라, 사려는 사람이 사라지면 그 자리에서 막힙니다
- 돈을 못 벌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닙니다. 실적이 멀쩡해도 빌리는 길이 끊기면 같습니다
- 한 곳이 막히면 옆으로 번집니다. 사려는 사람이 더 줄기 때문입니다
- CMA·MMF를 통해 개인도 이미 닿아 있습니다. 예금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다음 편에서는 짧은 돈이 오가는 자리를 한 번에 보는 눈금, 단기 금리 지표를 봅니다.
이 글은 특정 종목·상품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상품별 편입 자산과 조건은 판매사 설명서를 확인하세요.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