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요구권 쓴 2만 건 중 5%를 넘은 계약은 0건이었어요
전세 갱신할 때 “5%까지만 올릴 수 있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게 실제로 지켜지는지 서울 실거래로 세어봤어요.
20,703건 중 5.01% 초과는 0건
국토교통부 전월세 실거래 자료엔 그 계약이 갱신인지 신규인지, 그리고 갱신요구권을 썼는지가 같이 들어옵니다. 서울 아파트에서 2026년 1~8월 계약을 뽑아, 종전 보증금이 기록된 순수 전세 갱신만 골랐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의 보증금 인상률. 2026년 1~8월, 자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직접 집계.
갱신요구권을 썼다고 표기된 20,703건에서 5%를 실질적으로 넘긴 계약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가장 많이 오른 것도 5.0036%예요.
5.0036%면 5%를 넘은 것 아니냐 싶으실 텐데, 이건 단위 때문에 생기는 소수점 차이입니다. 5.00%를 조금 넘는 계약이 61건 있었는데 61건 전부가 종전 보증금에 1.05를 곱한 뒤 만원 단위로 올린 값이었어요. 예를 들어 1억 3,890만 원의 5%는 1억 4,584만 5천 원인데, 만원 단위로 쓰다 보니 1억 4,585만 원이 되고 그게 5.0036%가 됩니다. 5.01%를 넘긴 계약은 20,703건 중 0건이었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 — 세입자가 한 번 더 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예요. 이걸 쓰면 보증금이나 월세를 5%까지만 올릴 수 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건 절반이 정확히 5.00%라는 점이에요. 20,703건 중 10,910건(52.7%)이 딱 5.00% 인상입니다. 상한선이 그대로 기준선이 된 셈이죠.
권리 표기가 없으면 열에 넷이 넘어요
갱신인데 갱신요구권 표기가 없는 계약은 17,764건이었습니다. 여기선 그림이 달라집니다.
권리 표기가 없는 전세 갱신 17,764건의 보증금 인상률 분포. 여섯 칸을 더하면 17,764건입니다.
| 인상률 | 건수 | 비중 |
|---|---|---|
| 인하 | 302건 | 1.7% |
| 동결 | 2,043건 | 11.5% |
| 0~5% | 8,365건 | 47.1% |
| 5~10% | 2,667건 | 15.0% |
| 10~20% | 3,015건 | 17.0% |
| 20% 이상 | 1,372건 | 7.7% |
5% 이하가 60.3%, 초과가 39.7%입니다. 종전 보증금이 1천만 원 미만인 8건은 인상률이 비정상적으로 튀어 뺐어요.
열에 여섯은 5% 안에 들어왔지만 넷은 넘었어요. 넘은 계약들의 인상률 중앙값은 +12.0%입니다.
여기서 조심할 게 있어요
이 숫자를 “법을 어긴 계약이 40%“로 읽으면 안 됩니다. 세 가지를 짚어둘게요.
첫째, 「표기 없음」이 「권리를 안 썼다」는 뜻인지 이 자료로는 알 수 없습니다. 실제로 권리를 안 쓴 건지, 썼는데 기록이 안 된 건지 구분이 안 돼요. 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둘째, 권리를 안 쓰고 합의로 갱신하는 건 정상입니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서로 조건을 맞춰 다시 계약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는 5% 제한이 걸리지 않아요.
셋째, 세입자가 이미 권리를 쓴 적이 있으면 다시 못 씁니다. 갱신요구권은 한 번만 쓸 수 있어서, 두 번째 갱신에서는 애초에 선택지가 없어요.
그러니 이 40%는 「권리를 안 쓰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로 읽는 게 맞습니다. 인하 302건과 동결 2,043건이 같이 있는 걸 보면 집주인 쪽으로만 기운 것도 아니에요. 전셋값이 떨어진 구간에서는 보증금을 돌려받는 쪽이 더 큰 문제가 됩니다.
계약 앞두고 볼 것
- 갱신요구권을 쓸 수 있는 상황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이미 한 번 썼다면 이 카드는 없어요.
- 쓰기로 했다면 계약서에 그 사실이 남게 합니다. 실거래 신고에도 표기되는 항목이에요.
- 합의 갱신을 택할 거면 5%가 기준이 아니라는 걸 알고 협상합니다. 실제로 10~20% 구간에 3,015건이 있습니다.
핵심 정리
-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 중 갱신요구권 「사용」 표기 20,703건에서 5.01% 초과는 0건이었어요. 최댓값 5.0036%는 만원 단위로 올림하면서 생긴 차이입니다.
- 그중 절반(52.7%)이 정확히 5.00% 인상이었습니다. 상한선이 기준선처럼 쓰였어요.
- 권리 표기가 없는 갱신 17,764건에서는 39.7%가 5%를 넘었고, 넘은 계약의 중앙값은 +12.0%였습니다.
- 다만 「표기 없음」이 「권리를 안 썼다」는 뜻인지는 이 자료로 못 가릅니다. 합의 갱신은 정상이고, 권리를 이미 쓴 경우엔 선택지가 없어요.
- 월세 없는 순수 전세만 센 값이고, 종전 보증금이 기록된 계약만 봤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갱신할 때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로 돌리면 같은 조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산해볼게요.
이 글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자료를 직접 집계해 정리한 정보이며, 특정 계약 방식이나 협상 전략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권리 표기 없음」이 권리 미사용을 뜻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합의에 따른 갱신은 5%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개별 계약의 가능 여부와 조건은 계약 시점·거주 이력·당사자 합의에 따라 달라지니 전문가와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실거래 자료는 신고 시점에 따라 뒤늦게 추가되거나 정정될 수 있어 이후 집계와 다를 수 있어요.